미군에 입대하려면.(...) Military

  미군을 주제로 네이버 등 검색엔진을 뒤지다 보면 의외로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어떻게 해야 미군에 입대할 수 있는가'이다. 확실히 미군은 문호도 넓고, 미국 시민권을 따는 지름길이며, (드물기는 하겠지만) 실전을 겪고 싶어하는 피가 끓는 청춘들에게 하나의 선택처다.(그만큼 전쟁을 자주 하는 나라니까.-_-;)

 내가 군생활할때 본 뉴스 중에는, 입영 대상자인 한국인 두 명이 미군에 입대해서 한명은 독일 주둔 미군, 한명은 본토 미군으로 있다가 한국으로 휴가를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관련기관은 병역법상 기피자인 이들을 당연히 붙잡으려 했지만, 난감한 상황에 부딪혔다고. 당연하지 않은가?(...) 죄라 부를 만한 게 한국 병역법 위반 밖에 없는 '미국의 병사'를 도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한단 말인가? 그 뉴스의 결과는 그 뒤로 보지 못했지만, 아마도 그들은 여전히 미군에서 복무하고 있을 것이다.

 그 두사람의 선택, 그리고 한국 정부의 딜레마의 옳고 그름은 제쳐두고, 아마 그 뉴스 뒤로 사람들의 관심이 좀 높아진 듯도 한데......   

 그래서 한번 뒤져봤다. 그런 질문에 달린 답글 중에는 사실인 것도 있었고, 혹은 '미군은 자기나라에서 난 사람 아니면 안받는다' 같은 사실과 동떨어진 글도 있었으며, '목숨은 소중히 해라', '미국X XXX을 핥고 싶냐'같은 훈계조, 혹은 원색적인 비난조 댓글도 많이 달려 있었다.

 수가 너무 많고, 같은 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세부적으로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글들도 많았다. 즉, '잡' 정보가 많았다. 그 가운데 진짜가 섞여 있겠지만, 그걸 골라내는 것도 슬슬 지겨워졌다.

 그래서 스스로 몇 군데를 찾아보았다.

 첫째.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 주로 영주권, 시민권, 취업, 유학 등 일반업무에 대한 Q&A가 대부분이고, 한국민에 대한 인상 때문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지 미군 입대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둘째. 주한미군 홈페이지. - 여기도 입대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게다가 이용자가 많지 않아서인지 게시판에서 도움되는 정보를 찾을 길이 없었다.

 결국 찾아낸 홈페이지는 이런 곳이었다.

 
http://www.goarmy.com/nfindex.jsp#

 자세히 보시면 사진 옆쪽으로 아주 '모병 포스터틱한' 문구들이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실 것이다.

 바쁜 모병관(이라고 불러도 큰 상관은 없을 터이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일단 E-mail을 보내 봤다. 당연하지만, 영어로 보내야 한다.(...) 딸리는 영어 실력이라도 알아먹게는 써보낼 수 있었다. 보낸 이메일은 조악한 작문 실력 탓에 올리기 쪽팔리는 고로, 대충 내가 보낸 요지만 추려 본다.

 '나는 누구이고, 몇살이다. 어디에 살며, 한국군 K-1MBT 승무원으로서 복무한 군 경력을 가졌다. 당신네 군대에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몇가지 질문이 있다. 당신네 군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자격이 기본적으로 필요한가? 만약 내가 그 자격에 해당된다면, 나는 입대 신청을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는가? 미국 본토인가, 아니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가능한가? 예컨데, 오키나와나 괌 같은 곳에서 말이다. 그리고 영어 실력은 솔직히 아주 기본적인 것만 가능하다. 하지만 군사 용어는 많이 알아들을 수 있다.'

 메일을 받은 모병관이 피식 웃었는지, 바쁜데 이상한 놈이 메일 보낸다며 찡그릴 지 모를 일이었지만, 몇시간 정도 있다가 답장이 도착했다.

  UNCLASSIFIED////


Artzmari(뭐 여긴 내이름이 들어가야 할 자리지만-ㅅ-; 실명은 그냥 가린다),
I regret to inform you that unless you are a U.S. citizen, U.S. National
or a legal resident alien of the U.S., you are not qualified to enlist
in the United States Army. Any office of the U.S. Citizenship and
Immigration Service can provide information concerning entry as a
resident alien. Their home page is:
http://www.uscis.gov/portal/site/uscis Their number is 1-800-375-5283
(inside the U.S. only). Army regulations prohibit us from assisting or
sponsoring you into the United States. Once you have obtained an I-551
(green card) you can begin the process for enlistment.


You must be 17 years old but have not reached 42 years old prior to
enlistment into the Regular Army or Army Reserve. If you are 40 years
old and have not reached your 42nd birthday, you must have a over 40
medical physical completed prior to enlistment. All prior service
applicants must be able to retire by the age of 62. Must be a U.S.
citizen or resident alien, (must have the I-551) have a high school
diploma or equivalent, be single with no children or married with 2 or
less children, pass the ASVAB test and the medical physical. You cannot
be undergoing any civil actions; certain law violations will disqualify
you.


Respectfully,


Mr.David,Martinez

 이 데이비드 마르티네즈라는 모병관(이랄지)이 보낸 답장의 첫 문단은, 내 결격 사유에 대한 설명이다. 무슨 내용인가 하면, 미 육군은 미국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에 한해 입대를 허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즉, 한국에서 태어난 내가 미군에 들어가려면 최소한 영주권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밑에는 그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곳에 대해 안내해 주고 있다.

 그 다음 문단은 미육군 및 주방위군 모집 자격에 대한 설명이다. 대충대충 번역해보자면, 17세 이상, 42세 미만이며, 나이가 좀 드신 어르신들은 별도의 체력검사를 거쳐야 한다는 정도....의 이야기이다. 정년은 62세이며, 역시 시민권, 혹은 영주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그에 준하는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딸린 애가 없는 싱글이거나 자녀 2명 미만의 기혼자여야 한다.(...군생활하다가 2명 이상으로 애가 생기면?;;) ASVAB(간단한 영어, 수학 시험 같은거라고 한다) 평가와 건강검진을 통과해야 하며, 어떤 소송(civil action)에도 연루되지 않아야 한다.... 안그럼 짤린다. 는 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확실히 직업 군인을 뽑는 것이라 그런지 조건은 기본적인 데에서 철저하다. 미혼자는 애가 없어야 하며, 기혼자도 2명 이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사회에 대한 배려(랄지- 드물긴 하겠지만 군대 아니면 돈 못버는 사람도 없진 않을건데?;)도 엿볼 수 있다.

 미군이 병력이 부족하니 웬만하면 다 받아준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내가 받은 답장에서 볼 때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길이다. 사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있겠는냐만(하물며 그 오지랖 넓은, 때문에 늘 병력이 필요한 미군에 들어가는 것도)......

 앞서 이야기한 기사에 나온 두 사람도, 미국에 뭔가 베이스로 삼을 만한 환경(친척이라든지)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는 저런 조건들을 넘어서서 입대한 것일 터이다.

 이 포스팅이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 싶어서 한번 올려 보았다. 그럼 좋은 일요일을.

덧글

  • Dataman 2008/01/13 15:59 # 답글

    재미있는 글입니다. 제가 카투사로 있었던 시절에 영주권이 없는 한국인 병사가 있었거든요. (여성이었고, 그 부모가 영주권자) 다만 영주권 없는 외국인을 막는 것은 이민의 방법으로 작용하지 못하게 한 것일테고, 자녀 수를 제한하는 건 복지비용 부담 때문이라는 것은 추측할 수 있습니다. (주택수당이나 식대수당같은 것으로 제법 복잡합니다. 보직이었는데 제대하고 나니까 거의 바로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 도움이 될 누군가...가 많이 보기를 기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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