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의수를 최초로 착용하게 된 루이스(여, 21세) 씨를 만나 보았습니다. 이 새로운 의수는 기존의 것과 달리 뇌의 신체 제어신호를 받아들이는 '제어중추'를 통해서 움직입니다. 제어중추는 루이스 씨의 원래 팔이 잘라진 부분의 피부에 이식되는데요, 사실상 신체의 일부를 제어하는 제 2의 뇌와 다름이 없습니다.
제어중추는 뇌로부터 신호를 받아 원래 인간의 신체와 십만분의 일초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정도로 의수의 동작을 제어합니다. 일종의 리모컨이라고 말해도 되겠군요. 하지만 단순한 리모컨이나 보조 뇌가 아닙니다. 제어중추에는 제한적인 수준의 AI가 탑재되어, 경험의 축적에 의해 미세하게나마 루이스씨의 동작을 향상시키고, 원한다면 네트워크에서 별도의 제어 소프트를 다운받아 그대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죠. 만약 루이스 씨가 사격의 선수가 되고 싶다면, 왼손의 제어중추에 사격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다운받기만 하면 됩니다. 제어중추는 루이스 씨의 자세, 호흡, 시선 등의 정보를 참조하여 최적의 방아쇠 컨트롤을 하기 위한 검지손가락의 힘과 속도를 측정하게 됩니다. 물론 제어중추의 액티브 제어범위는 왼손에 한정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자세가 어긋나게 된다면 총알은 표적에 맞지 않겠죠. 하지만 왼손의 액티브 제어범위 내에서 보완 가능한 수준의 오차라면...... 그녀는 이미 사격 선수입니다. 서서쏴, 앉아쏴, 엎드려쏴, 모두 백발 백중이네요. 와우~ 놀랍군요.
왼팔목 부분에 제어중추와 의수 접합부가 이식되고, 의수는 간단한 절차를 거쳐 탈착이 가능한 구조로 접합부에 장착됩니다. 만약 의수에 문제가 생겨도, 언제든지 새로운 의수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제어중추가 파괴되지만 않는다면, 언제든 동일한 의수를 장착하는 것에 의해 이전과 다름없이 손을 쓸 수 있습니다. 만약에 대비해 제어중추의 자료를 미리 복사해둘 수도 있고, 전문적인 편집을 거친 커스텀 타입을 네트워크에 올려 동일한 의수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의수를 제작한 세계적인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바이오닉스는, 이 의수의 성공을 바탕으로 하여 팔, 다리, 그리고 나중에는 몸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통합적인 의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전쟁터에 나가 흉측한 화상을 입은 불행한 군인. 교통사고를 당해 반신불수가 된 사랑하는 사람. 희귀 유전병에 의해 약해지는 신체에 시달리는 사람. 그 누구라도 건강하고 새로운 몸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합니다.
-자, 루이스 씨. 불행한 사고로 인해 왼손을 잃으셨었는데요, 이 의수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나요?
-음...... 하하. 뭐라고 할까요? 일단은 정말 기뻤어요. 사실 생활의 불편은 둘째 치고, 마음이 정말 힘들었어요.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그 상실감은......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드네요. 남자 친구도 많이 힘들어했어요. 내 곁에서 날 도와주려 노력했지만, 저는 제 모습을 보여주기조차 싫었죠. 그때를 생각하면...... 참 미안해요.
-의수를 장착한 후에는 어떠신가요?
-전적으로 의수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제가 세상에 다시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남들에게 보이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게 되었죠. 옷소매가 한쪽만 덜렁거리는 일은 더이상 없어요. 누군가 내민 손을 잡아줄 수도 있게 되었지요. 남자 친구와도 회복되어가는...... 중이에요.
-만족스러우신가요?
-예. 그건 확실해요. 하지만......
-하지만?
-가끔씩 생각해요. 음...... 뭐라 설명하기 힘든데, 예를 들어 볼게요. 가령, 이 왼손을 뻗어서 누구가를 구해야 할 일이 있다고 쳐요. 하지만 누군가를 구하게 되면 왼손이 날아갈 위험이 있다고 가정하죠.
-예.
-만약에 제 손이 이 뛰어난 의수가 아니라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것이었다면, 전 분명히 망설였을 거에요. 전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분명히 망설일거에요. 그러다가 기회를 놓치고, 그러고 나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혹시 마음을 강하게 먹고, 왼손을 잃고 누군가를 구했다고 하죠. 그러면 그땐 분명히 만족할 거고, 평생 자랑스러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어느 날인가 분명히 거울을 보면서 생각할거에요. '그때 손을 뻗지 않았다면......'하고 말이에요. 물론 저로 인해 목숨을 건진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억지로 잊어버리려 하겠지만,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을 거에요.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인간이란 그런 생물이니까요. 아무리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도, 그런 생각이 드는 자체는 막기 힘들 거에요.
-그렇군요. 저도 동감이에요.
-그런데 이 의수를 달고서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해 보죠. 그땐 어떻게 할 것 같으세요?
-......당연히 뻗을 수 있겠죠.
-맞아요. 별다른 고민도, 망설임도 없이 뻗을 거고, 누군가를 구하겠죠. 평생 후회할 일도 없을 거고, 손은 다시 새걸로 달면 그만이죠.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요. 거기서 문제가 생기죠.
-즉, 그 왼손으로 인해서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이라는 건가요?
-'인간을 초월'했다거나 하는 거창한 것까진 아니겠지만, 아무런 고민없이 바로 손을 뻗을 수 있는 것이 '인간과 같은'이라고 보긴 힘들겠죠. 만약 이 왼손뿐만이 아니라, 예컨대 내 몸 전체가 인공물로 대체된다면, 나는 그 몸 전체가 날아갈 정도가 아니라면 어떤 위험에도 망설이지 않게 되겠죠. 인간으로서 당연한 것이 몸이 변함으로 인해서 당연하지 않게 되는 거에요.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하나 떠오르죠. '나는 인간인가?'하고요.
-그런 생각이 자주 드시나요?
-아뇨. 그렇진 않아요. 어쨌든 일단 왼손일 뿐이고...... 하지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 때에는 불안해지기도 해요. 난 이미 인간이 아닌 첫 발걸음을 내딛는 게 아닐까 하고.
-예. 이상으로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솔직한 심정을 말씀해주신 루이스씨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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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넌 여전히 고민하고 있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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