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누이들Pt3. - 중지광복공(中地光復公) 김하연전(2) (완성될일 없을)팬픽

 조반을 먹고 나서도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본 공은 문득 심려가 들었으나 내색하지 아니하였다. 공은 하숙집에 돌아오기 전에는 항상 몇 시간씩 일을 하였는지라 피곤하던 차에, 마음에 걸리던 크리스틴이 별다른 말이 없어 이제 포기했는가 보다 여겨 침소에 들었다.
 그런 공을 바라보던 크리스틴은, 새벽녘에 홀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공의 의관과 서책 등을 큰 자루에 담는데, 그 기색이 무척 신중하고 조용하여 공은 전혀 알지 못했다.
 공이 손수 꿰메어준 자신의 의관까지 차려입은 크리스틴이 잠든 공의 얼굴을 보면서 홀로 조용히 이르길, "저는 공을 데려가지 못한다면 여기서 죽기로 하였으니, 부디 나쁘게 여기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하였다.

 새벽녘에 갑자기 든 찬바람에 놀란 공이 기침하여 가로되, "박조 연간에 강남 개발이 시작된 이래, 마침내 올림픽 때문에 괴승이 가난한 이들을 시 외곽으로 쫓아낸 지가 어언 일년이 넘었거늘, 이 아줌마가 드디어 하숙생들을 내치고 재건축에 들어갈 모양이로구나. 이제 나는 어이하란 말인가?"라며 두리번거리매, 깨어난 곳은 어느 깊은 산중이고 눈앞에는 크리스틴만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더라.
 공이 당혹하여 "공은 어찌하여 이런 상황에서 웃는 것이오?"하고 물으니, 크리스틴 왈 "공께서는 지금 미태령에 계십니다."라고 답하였다. "이곳은 미태령 서부주이옵니다. 곳곳에서 적도들과 싸우고 있는 곳이니, 공께서는 저를 따라 오셔야 살 수 있을 것이옵니니다." 공은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하였으나, 지세가 낯설고, 크리스틴이 허튼 소리를 하는 낯이 아니었는지라 속는 셈치고 그녀를 따라 나섰음이라. "내 말죽거리 잔혹사에 나올 법한 고등학당 시절까지 여인을 접하지 못하였더니, 어느 이가 언젠가 자넨 여난에 처할 것이라고 하였거늘...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구나!"라고 장탄식하나, 이미 때는 늦은 다음이었다.

 당시 미태령 서부주에서는 수백년을 눌러앉아 제물과 부녀자를 약탈하던 애주루 제국과의 싸움이 한창이었다. 오랑캐들의 수작으로 인해 인구의 태반이 부녀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미태령의 저항 세력들은 그 의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애주루 제국 또한 대륙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육군국이라 하였으나, 그 군주가 무능하고 귀족들은 향락에 빠져 정사를 그르치니, 공이 원래 살던 조선국에서는 삿된 무리라고 하던 홍건당의 무리가 들불처럼 일어 백성들을 위해 군주와 귀족들의 군대에 맞서 싸우고 있었음이라.
 그러나 동부주에서는 여전히 그 서슬이 시퍼런 삼국의 오랑캐들이 위세를 떨쳤는데, 이들의 나라는 애주루 제국에 비하면 홍건당의 무리가 없다시피 하여 나라는 평안하고 군대는 강하였다. 비록 미태령 독립군의 의기가 하늘을 찔렀으되 병사들을 먹고 입히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라 고단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공이 크리스틴과 함께 미태령 독립군에 몸을 던진 후, 마침내 그 지모가 빛을 발하였다. 군관을 키우는 학교조차 가지지 못하였던 미태령 독립군이라, 병사나 군관 모두 의기만이 있을 뿐 싸우는 도에 무지하였다. 공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겼으되 그들을 가르치고 또한 손수 전장에 나서니, 대저 공이 살던 조선국의 군대는 박조 연간에 월남에 정병을 보내어 혁혁한 공을 세웠던 적이 있는지라 병법은 그래도 듣보잡 미태령보다 나은지라 삼국 오랑캐와 애주루 제국의 군대에 맞서는 미태령 독립군의 재주가 하루가 달랐다.
 병장기를 맹그는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여 이전과 같지 않음에도, 대륙의 육군 강국이라던 라스니아 오랑캐들마저 여전히 오와 열을 지어 나파륜 연간의 프랑스군처럼 싸우던 그 때에 공이 배운 병법은 태조 연간의 김일성의 난과 박조 연간의 월남전쟁에서 다듬어진 것이니 가히 하늘에서 내려온 것과 다름이 아니었다.
 공은 실전경험이 전무하고 연합왕국을 칭하는 오랑캐들의 속주인 야마토의 인종과 닮았다 하여 주변의 신뢰를 얻지 못해 애를 먹었으나, 곧 주위가 공의 덕과 지모를 알아보고 감복하매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간혹 니힐한 자나 츤츤대는 자 있어 "그놈의 기사단"이라고 부르는 자도 있었으나, 그 전공이 혁혁하여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은 천성이 넉넉하여 많은 여인이 그의 주변에서 머물렀으나, 정작 공이 처음으로 사랑하였던 명장 에레니얼은 공의 구애를 거절하여, 당대의 공략 불가캐가 되고 말았다. 
 공이 가세한 미태령 독립군은 마침내 꿈에 그리던 해방을 목도하였으나, 아직은 그 세력이 미약하여 애주루 제국에 가까운 서부주만이 해방됐을 뿐이었다. 그러나 수백년 만에 이룬 해방에 미태령은 경사를 맞이한 듯 하였고, 공과 "그놈의 기사단"은 일약 영웅호걸의 반열에 올랐음이라.
 이 시기에 이르러 공의 조선국 귀환 문제가 거론되매, 그동안 연모의 정을 품고 있었던 많은 여인들이 접근하여 공과 우운지락을 가졌다. 그러나 공은 조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소원함이라, 미태령은 공의 요망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

 본디 천지의 법칙이 엄준하여 미태령과 조선국의 시간이 평행하여 함께 흘렀으매, 공이 그대로 조선국으로 돌아갔다가는 꼼짝없이 탈영죄를 짓고 대학에서도 쫓겨날 판이었다. 공이 전쟁터에서 보낸 세월을 후회하지는 않았으나, 그 점에 크게 심려하였다.
 공과 정을 나눈 일인인 에스칼로프 공작(*.본편의 이오니아 폰 에스칼로프의 모친)이 공의 그런 심중을 눈치채어 은근히 권하기를 "공이 이곳에 온지도 어느덧 몇 년이 지났다. 옛 성현도 이르길 정들면 고향이라 하지 않았는가? 미태령이 비록 해방을 맞이하였으나 아직도 영토의 반분이 오랑캐의 수중에 남아있고, 자매들은 여전히 핍박받고 있다. 공은 부디 이곳에 남아 우리와 함께 후사를 도모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였으나, 공이 애써 웃으며 답하길 "미태령은 본인에게도 제이의 조국이라 할 만 하오이다. 하물며 여공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또 이 몸의 씨가 그대들의 태중에 있으니 내 어찌 미태령이 소중하지 않다 하오이까? 허나 부인, 비록 이 몸이 천애고아로 태어나 부모의 덕을 입지 못하고 자랐으나, 저 조선국은 내가 태어난 강토이외다. 미태령은 이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나 조선국은 북으로는 태조 연간에 난을 일으켰던 홍건당의 무리이며, 남으로는 저 삼국 오랑캐들이 미태령에게 했음과 마찬가지로 조선국을 농단하였던 왜의 무리가 자리하고 있소이다. 하나같이 쉬이 보기 어려운 상대이니, 내 이제는 조선국이 내게 대어준 학자금의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대학을 마치고 군관이 되려 함이니, 부디 장부의 각오를 무겁게 여겨주면 고맙겠소이다."하니, 에스칼로프 공작이 감탄하며 이르길 "과연 내 부군이다. 살면서 한 가지에 도리를 다하기도 힘든 것이 인생이거늘, 두 조국 모두에 병역으로 그 도리를 다하려 하니 과연 군자로다. 내 그대를 붙잡을 수 없음이 이리도 슬프구나."하며 눈물을 흘리더라. 

 공이 조선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고자 미태령 독립군의 수뇌가 절치부심한 끝에 그 방도를 찾으니, 공간을 이동하는 것에 더해 시공을 비틀어 공이 떠나온 시각으로 보내는 것이 그것이었다. 허나 그 방법이 주主술자의 생명을 좀먹는 것이라 쉬이 행하지 못할 것이었다. 이때 공의 부인 중 하나가 나서 주술자가 되는 것을 자처하니, 다만 "내 마법으로 인해 내상을 입게 됨을 공에게 알리지 마시오"라고 이를 뿐이라. 크리스틴 여공이 크게 놀라며 만류하였으나, 그 뜻이 강하여 꺾지 못하였다.
 
 공이 부인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고 마법으로 열린 차원문에 올라서매, 빛이 나면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남이 낮과 밤이 뒤바뀌는 것과 같고, 여름과 겨울이 수십 번을 반복하는 것과 같음이라, 마치 천지가 개벽하는 듯 하더라. 공의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던 이 치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 하나 없었다.
 
 공이 눈을 뜬 곳은 한밤중 하숙집의 침대 위였다. 시계는 인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달력은 쌍팔년을 가리킴이라. 공은 "이 모든 게 아싀발큼꿈이었는가?"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매, 자신의 의관이 미태령 독립군의 것이라 미태령에서 보낸 세월이 결코 일장춘몽이 아님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 혼자가 되었음을 다시 깨달으매, 정을 나눈 여인들과 죽어간 전우들을 떠올리며 홀로 눈물지을 뿐이더라. -(꼐속)

   


덧글

  • 개발부장 2008/12/23 12:04 # 답글

    꼐속! 꼐속!
  • 알츠마리 2008/12/24 05:48 # 답글

    개발부장// 꼐속! 꼐속!(응?)
  • 진주여 2009/06/16 12:01 # 답글

    ;;;;;;;;;;; 팬픽이신건가요;; 본설정인겁니까;
  • 알츠마리 2009/06/16 18:13 #

    본설정은 윤민혁님의 것이고, 작중에서 따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을 반쯤 상상해서 채워넣은 겁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