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누이들Pt3. - 중지광복공(中地光復公) 김하연전(3) (완성될일 없을)팬픽


 미태령 해방의 영웅이 된 공이었으로되, 조선국에서 그 사실을 아는 자 아무도 없었으니 공은 다만 듣보잡 학생군관 신분이었다. 만에 하나 공이 미태령에서 싸운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면 자랑스런 대한건아가 국위선양을 했다고 좋아했을지, 저쪽 세계의 홍건당(*.미테란트 독립군과 에쉬르 제국의 공산혁명군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깊이 연대하고 있었다)에게 사상이 오염되었다며 남산 대공분실에서 괴승이 직접 국문을 했을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대학에서 학문을 마친 공은 부시(父) 1년, 수중왕 연간에 조선군 육군의 7품(*.소위) 기갑 군관으로서 나라의 녹을 받게 되었으니, 크리스틴에게 두 가지 비책을 일러 주었던 이인(*.하숙집 아줌마)과 그 자손이 감탄하며 말하기를, "역시 공무원이 최고다"라고 하였으니 듣는 이 치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 자가 없었다.
 실상은 달랐으니, 공은 범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선 땅에서 가장 많은 실전 경험을 가진 군관이었으나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본인이 알아달라는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결국 군관으로서는 진골에 해당하지 않는 학생군관 출신이라 늘 변방을 떠돌았으며, 조선국 최정예 기갑부대라는 수기사에는 결국 발을 들여놓지도 못하였다. 그의 상관된 자들 중 뜻깊은 자들 몇이 있어 실전에서 연마된 공의 진가를 어느 정도 깨달은 이 있었으나, 결국 공은 나중에 3품(*.중령) 기갑 군관으로서 관직을 마치게 되니 이 어찌 조선국에 한스럽지 아니한 일이겠는가. 물론 이는 다 나중의 일이다.(*.이는 표면적 사실이고 실상은 달랐으니, 공이 공식 기록상 오래도록 혼수상태에 있었던 점이 인사고과에 불리하게 작용하였음이라 한다)

 그러나 그러던  공에게도 경사스런 일이 있었으니, 지현이라는 이름의 좋은 배필을 만나 일가의 가장이 되고, 나중에 '중지대호공中地大虎公'의 칭호를 받게 되는 김한얼을 얻게 된 것이 그것이다.
 공은 본디 천애고아라 박복하기 이를 데 없다 하여 지현의 친정에서는 결사적으로 반대하였으나, 공과 지현은 야반도주까지 한 끝에 성혼을 이루게 되었으니 그 사실을 들은 이들 중 감동한 이 많았다. 다만 혼례식 때에 찾아온 객은 태반이 군인이라, 공은 "나를 사랑해주는 여인에게 평생 한 번 뿐인 결혼식이 이렇도록 삭막한 광경이니, 참으로 못할 짓이로다"라고 말하며 못내 아쉬워 하였다 한다. 그 말을 듣는 군인 하객 중 "저토록 어여쁜 여인을 얻어 장가를 가는 경사를 맞이하여 놓고, 불만이 무에 그리 많은가! 조선국 최강의 부대인 나홀로부대의 응징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하며 신랑의 족척(*.발바닥)을 때리는 이 많았으니, 이 사실을 듣고 고소해하지 않는 군인이 없었다.
 그리하야 성혼을 올린 지 일년이 지나지 않아 지현에게서 아들을 보았으니, 관사 뜰에 때아닌 무지개가 뜨고 고양이 무리가 일제히 모여들어 울며, 이미 두 번이나 떨어진 문곡성이 또 한번 떨어졌다는 둥, 사단본부 연못에서 용이 승천하였다는 둥 괴소문이 퍼지니 이 어찌 상서로운 징조가 아니라 할까.
 공이 크게 기뻐하여 가로되, "내 이 아이의 이름을 한결같은 정신을 가지라는 의미로 한얼이라 지을 것이로다."라고 하였다. 공은 태어나 실로 처음으로 일가를 이룬 것이니, 그 사정을 아는 이 치고 진심으로 축하하지 않는 자 하나 없었다.

 허나 호사다마라 하였던가. 다정하기 이를 데 없던 공의 배필은 공의 아들이 첫돌을 넘기기 전에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공은 미태령에서 마지막으로 통곡한 지 오년만에 목놓아 울다 혼절하매, 그 사실을 들은 이 치고 상을 당한 이를 찾지 않는 자 없었고, 겨우 이룬 일가을 다시 쪼개느냐며 하늘의 부덕함을 원망치 않는 자 하나 없더라.

 부대에서 십시일반으로 마련해준 한얼의 첫돌에서 한얼은 화살을 구하지 못하여 둔 팔팔전차 모형을 집어드니, 축하하러 모인 이들이 "대를 이어서 뺑이를 칠 것이 분명하니, 이 어찌 좋지 않은가"하며 좋아하였다. 공은 다만 조용히 웃으며 술 일배를 들 뿐이었다.(*.혹자가 후대에 사료(?)를 연구한 바로는(...) 모 중대 행보관의 고등학생 딸이 그 잔치에 방문하였으매, 한얼이 화살을 집은 다음 그 ㅅㄱ에 손을 뻗쳤다고 하는 말이 있으나 진실은 저 너머에.)

 조선국의 군관이란 본시 가족에게 소홀해지는 곳이라, 혹자는 월급을 유흥에 탕진하여 이혼당하고, 혹자는 자식이 얼굴을 몰라볼 지경이라 하니 어느 이는 자식을 홀로 키우고, 어느 이는 다 큰 자식과 소원해졌다 하여 한숨을 쉬니 그 어려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음이라. 공 또한 예외가 아니었으매, 한얼은 자연히 아비의 손보다 그를 가여워하고 또 귀여워하는 부대 간부들의 배필의 손에 맡겨져 자랐다.
 하필 한얼이 구구단도 떼고 국어도 떼고 할 세 살 무렵에 그를 돌봐준 이 중 윤준혁이란 이가 있었으니, 공이 군문에 들게 된 것은 이 청년 때문이라 함이 중론이다. 관사에는 공의 또래 아이들이 몇 있었는데, 개중에 기숙이라는 별난 처자가 있어 미주리를 부수는 것을 일상으로 삼고 비스마르크와 귀여운 여아에 모에하니, 그 취향에서 한얼과 쌍벽을 이룬다 하여 혀를 차는 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 때는 부시2년, 조선국은 수중왕 연간으로, 천조국의 천병이 제후국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 왕 후세인의 무리를 일거에 몰아내어 지옥의 고속도로를 만들 무렵의 일이다. 공이 정7품 군관으로 대대정보장교의 직책을 맡고, 보모(...) 윤준혁이란 자가 말년이 되고, 한얼이 오륙세가 될 무렵인 이 때, 공에게 먼 곳에서부터 귀한 손이 찾아드니, 바로 공을 미태령으로 인도하였던 미태령 태조(...) 크리스틴과 공의 여식인 알리시아였다.
 
 크리스틴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헤메었으나, 재개발이 취소되어 여전히 하숙집을 하던 곳에서 독어에 능통한 학생의 도움으로 공의 관사를 찾아올 수 있었으매, 가히 3년 만의 해후였으매, 공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도 처음으로 보는 여식이 반갑고, 크리스틴도 한편으로는 반가워 하였다.

 미태령의 정세가 공이 떠나올 때와 같지 않아, 지난 전쟁에서 패하여 물러갔던 3국의 오랑캐들이 힘을 합하여 해방된 서부주를 자신들의 것으로 하고 에쉬르 제국을 뒤집어 엎은 홍건당의 무리를 견제하고자 함이니 나라의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과 같았다. 미태령의 수뇌들이 모여 의논하기를, 공을 다시 미태령으로 소환한다면 그 지모가 유용함이 첫째 승기요, 지난 전쟁에서 영웅호걸의 반열에 올랐던 이로서 전군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음이 두번째 승기라, 공은 이를 거절치 못할 것이니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은 계책이라 하였다.(*.다른 이유도 언급되었는데, '그놈의 기사단'이 중추가 된 미태령 수뇌들이 공을 '보고 싶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 공식적이진 못하나 사실상 공공연한 정설이다)

 공은 미태령의 위기를 전해 듣고 언제라도 달려가고자 하였으나, 조선국 육군 군관으로서 자리를 비울 수 없음이 문제였다. 미태령 수뇌들도 필시 그 문제가 있을 것이라 짐작하여 대책을 마련했으니, 공의 사고를 위장한 뒤 공을 닮은 호문구루수(昊紊究鏤獸:하늘의 얽힘을 연구하여 새긴 짐승)를 제작하여 그 대타로 입원 시키고, 그동안 공은 미태령에서 싸우는 것이 그것이었다. 사고의 인과가 불분명할 것을 우려하여 공의 주변인들의 정신을 어느 정도 수정하는 것 또한 필요하였으나, 공은 자신의 직속 상관이자 대대장인 이모라는 군관에게만큼은 그렇게 할 수 없다 하였으니, 결국 공과 크리스틴이 직접 찾아가 진실을 말하고 설득하였음이라.
 
 공의 상관인 이모라는 군관은 종3품 군관으로, 출세에 눈이 먼 동기간과는 달리 그 성정이 올곧고 불의를 참지 못하매, 실세들의 눈 밖에 나 그 벼슬이 높지 못하였다. 이모 군관은 공이 자신의 경력을 숨겼음에도 언뜻언뜻 드러나는 공의 진가를 일찍부터 알아보고 많은 배려를 하였으니, 공은 이모 군관을 진심으로 따랐다. 이를 두고 호걸은 호걸을 알아본다 함일 것이니, 수중왕 연간의 조선국 육군의 곳곳에 그래도 썩지 않은 인물은 여럿 있었음이라.

 생전 처음보는 여인을 데리고 나타난 공의 말은 조선국의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믿기 어려웠으나, 이모 군관은 공과 크리스틴의 낯이 결코 거짓이 아님을 알고 호탕하게 웃으며 가로되, "그 어디의 전장이더라도 부디 공은 초심을 잃지 말아라. 이곳의 일은 나에게 맡기고, 편한 마음으로 전장에 향하되 그 준비를 소홀함 없이 하라. 허나 공과 같은 유능한 인재가 몇 년을 의원에서 썩는다면, 나중에 결코 고위직에 오를 수 없을 것이니 나는 다만 그게 한스러울 뿐이다."라고 하였으니, 좋은 부하에 짝을 찾기 어려운 명상관이라 아니할 수 없었다. 이모 군관은 전장으로 떠나는 공과 크리스틴에게 손수 번역한 덕국의 교리집을 건네주었으니 덕국은 지구상에서 지상전을 제일 잘 하는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매, 이는 미태령 기갑 부대에게 크나큰 영향을 끼치게 됨이라, 이모 군관은 미태령이 신세 진 제삼의 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공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위장하고 한얼과 함께 미태령으로 향하였으니, 조선국에서는 유일하게 내막을 아는 이모 군관은 다만 부하의 무사를 빌며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꼐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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