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누나를 사랑한다.(88) ㄴ소년은 누나를 사랑한다


“뭐야!! 뭐!! 뭐냐고!! 이게 도대체 뭐야아아아!! 이 미친 자식들아아!!”
분노한 알데인 소위가 악을 쓰며 발버둥을 친다.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붙잡고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니, 나뿐만 아니라 중대원들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버지니아는 입을 굳게 다물고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코니는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꼈고, 페기가 급히 부축해서 장갑차로 돌아갔다. 앤과 2호차 승무원들은 장갑차 위에서 경악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을 뿐이었다.
“알데인... 그만해요.”
“시끄러!! 놔! 놔! 안 놔?!”
“알데인. 제발...!”
그녀의 분노는 너무나 격렬해서, 내가 고생하고 있는 걸 보면서도 아무도 도와주러 올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저 자식들 다 죽여서 찢어버릴 거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아아!!”
알데인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작은 마을인 테모르필 읍에 메아리쳤다.


우리를 대신해 사단 선두에 서게 된 KG<엘리자베트>의 부대들이 테모르필 일대에서 저항하던 아타만 군을 분쇄한 것은, 우리가 계곡 일대에서 포로들을 보고 나서 몇 시간 정도가 흐른 뒤였다.
마을 외곽, KG<엘리자베트>의 지원부대 뒤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우리가 이상한 조짐을 느낀 것은 기관총 소리가 멎고 나서 30분 정도가 지나서였다.
원래 해가 지기 전에 들어가는 것이 계획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위가 어둑해지는데도 움직일 기색이 없었다. 시동을 켜고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너무 길다 싶어서 네리아 중위에게 시동을 끄면 어떻겠느냐고 하니, 마침 일리야 중령이 사륜구동차를 타고 대대 대열 앞쪽으로 움직이면서 시동을 끄라고 수신호를 보냈다.
“버지니아! 무전기 꺼주세요! 페기도 포탑 전원 내려!”
[알겠습니다.]
[네!]
송수화 장구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포탑 안의 램프도 다 꺼진 것을 확인한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코니! 시동 꺼!!”
“네에!!”
대대 차량들의 시동이 꺼지고, 사방이 조용해지자 이번에는 차장들에게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버지니아, 차장 집합 명령이니 같이 가죠.”
“...알겠습니다! 소대장님.”
대답하는 데에 살짝 뜸을 들이는 건 자신의 단차를 잃었기 때문일까? 좀 더 신경 써서 말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건 뭐 돌려서 말할 수 없는 문제니 어쩔 수가 없다.
“페기, 코니! 대공경계 하면서 대기하고 있어줘.”
“네!”
뭐, 지금 같은 상황에 대공경계라고 하면 그냥 쉬고 있으라는 말의 동의어지만.
“알데인! 저랑 같이 가요!”
그리고 한 사람 더. 아틀리아 자유국 장병들도 우리 대대와 함께 행동하는 이상 누군가는 같이 가야 한다. 줄리오 중위의 기병대는 말들이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태라 대대 본부중대와 함께 천천히 따라오는 중이었고, 테레사 비토레아 소위는 행정직이라고 했으니 지금 그 자리에 참가할 사람은 알데인 뿐이다.
“네~네!”

“테모르필에 가면 목욕탕도 쓸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었죠?”
버지니아, 앤, 알데인과 함께 어슬렁어슬렁 집합 장소로 가던 중, 앤이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치면서 그런 말을 했다.
“...그랬었지.”
별로 기대하고 있진 않지만. 이 전쟁통에, 애도 아니고 목욕탕을 어떻게 피해갈까 생각해야만 하는 처지란 건 썩 즐겁지 않다.
“그건 저도 기대되는군요.”
“버진 중사님. 비누 챙겼었던가요?”
“계속 그렇게 부르면 안 빌려준다.”
“잘 됐네요! 전 챙겼거든요.”
“......”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우린 픽 웃어버렸다. 알데인 쪽을 슬쩍 바라보니 그녀에게도 실없이 보였는지 입가에 웃음기가 비쳤다.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로군. 계속 이런 분위기로 갈 수 있다면 좋겠는데.

“다들 모였나?”
일리야 중령은 사륜구동차 보닛 위에 서서 우리를 내려다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상황 전파한다! KG<엘리자베트>는 현재 테모르필 일대의 적을 일소하고 포로들을 정리하는 중이다. 일단 적의 대부분이 테모르필 읍 외곽에서 방어진지를 차리고 저항했기 때문에 작업은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거다. 그 정리가 끝나면 우리는...”
그때, 앤이 갑자기 내 옆구리를 찔렀다. 장난칠 때가 아니다 싶어 주의를 주려고 돌아봤더니, 진지한 표정이었다.
“...저 앞에서 방금 총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요.”
총소리?
“안 들리는데.”
잠깐 집중해서 귀를 기울였지만, 총소리 같은 것은 들리지 않았다. 아니, 사실 총소리가 들린다면 테모르필 쪽인데, 중간에 KG<엘리자베트>의 지원부대들도 있고 한데 여기서 들릴 리가 없잖아?
“그런가?”
“일단 대대장님께 집중해.”
“네.”
“...즉, KG<엘리자베트>의 급유작업은 마을 내부가 아니라 외곽에서 이뤄질 거라는 이야기다. 그러니 우리가 마을로 들어가는 데에 별 문제는 없다. 일단 도착하면 대대에서 민간인들과 먼저 이야기를 할 테니, 건물 내지 시설 이용에 대한 사항이 결정되는 대로 각 중대장은 마을 외곽에 경계진지를 두고...”
“대대장님!”
일리야 중령이 한창 말하던 중, Ia 마야 베른 대위가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채로 다가왔다.
“뭔가?”
마야 대위가 일리야 중령이 말할 때 끼어들다니. 어지간해선 하지 않을 행동인데...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건가? 대대 간부들이 술렁거리는 가운데, 마야 대위는 일리야 중령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보고했다.
...일리야 중령의 얼굴이 점차 어두워진다.
“알았다. 뒤에 오는 줄리오 중위 쪽에도 연락해 두고, 이쪽에선 일단 저 두 사람을 대동하고 간다고 전해라. 아틀리아 자유국 측에서도 함께 확인할 사람이 필요하니까.”
“알겠습니다.”
Ia가 귓속말을 다 했는지 다시 대대 지휘차량 쪽으로 향하고, 그 자리에 남은 일리야 중령은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그렇게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무슨 일이지...?”
약 3분 정도 침묵을 지키며 대대 간부들을 불안하게 하던 일리야 중령은, 곧 고개를 들고 명령을 내렸다.
“정정할 게 생겼다. 아까 이야기한 건물 내지 시설 이용 문제는 일단 잊어라. 대대는 테모르필 읍으로 이동,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그곳을 ‘손대지 말고’, 점령만 한 채로 포로 감시 및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손대지 말고? 무슨 의미지?
“이동하기 전 각 소대장은 개인화기 및 차량 탑재 화기에 안전장치를 걸었는지 확인해서 중대장에게 보고할 것. 중대장은 확인하는 대로 나에게 보고하라. 아틀리아 국경경비대원들의 개인화기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아니다. 미안하지만 두 사람 화기와 대검을 잠깐 우리가 맡았으면 하는데, 괜찮겠나?”
좌중이 술렁거렸다.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지?
“네?”
“그건...!”
테레사 소위는 놀란 얼굴을 했고, 알데인은 기분이 확 상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장교를, 그것도 타국 장교를 무장해제 하는 것은 항복을 받을 때나 하는 일이고, 그나마도 상대를 존중한다면 장교에 한해 최소한의 무장을 허용하는 전통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이 기분 나빠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일리야 중령도 그걸 모르지 않을 건데, 갑자기 왜 저런 요청을 하는 걸까?
“...알겠습니다. 다만, 그럴듯한 이유가 아니면 나중에 정식으로 항의하겠습니다.”
테레사 소위는 체념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했다.
“협조에 감사한다.”
일리야 중령은 그렇게만 말하고 더 이상은 설명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일리야 중령이 취한 조치가 진정 현명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KG<엘리자베트>의 지원 부대 옆을 지날 때, 낯익은 장교 하나가 들것에 실려 장갑차 밖으로 실려 나오는 모습이 얼핏 보였다. 어두워지고 있었지만, 하넬 김 중위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깨에 부상을 입었는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전투 중에 다친 걸까? 긴 금발의 어려보이는 의무중위 하나가 그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라가더니, 이윽고 텐트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조금 더 가다보니, 역시 낯익은 장교 하나가 4륜 구동차 뒷좌석 가운데에 ‘붙잡혀’ 후방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 얼굴도 알고 있었다. 1월경이었던가? 우리 중대와 대항전을 했던 전차중대의 중대장, 이름이... 그래. 유나 셀린느였던가?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일로 저렇게 ‘압송’되고 있는 거지?
[하나, 여기 둘. 뭔가 감이 안 좋은데요.]
나도 동감이야, 앤.
“...분위기가 좀 이상하긴 한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중대장이라면, 혹시 일리야 중령에게 뭔가 듣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앞서가고 있는 06호차 쪽을 바라보았다. 네리아 중위는 옆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그저 앞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마을에 인기척이 없군요. 최소 수백 명은 살 만한 규모인데.]
퍼뜩 정신이 든 것은 버지니아의 목소리를 들은 다음이었다. 그녀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전투가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다들 안전한 곳에 숨어 있는 것 아닐까요?”
그래. 불과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이 일대는 전차와 방호전차, 급강하폭격기들이 휩쓸고 있던 곳이다. 아타만 군은 그런 우리 군의 추격에 대비하기 위해 전차와 대전차포, 보병들을 투입했다. 상식적으로, 마을 주민들이 눈치가 있었다면 아타만 군이 방어준비를 할 때 마을을 벗어났겠지.
[저도 그랬으면 좋겠군요.]
그녀의 목소리는 어딘가 착잡해하는 것처럼 들렸다. 설마. 걱정이 과해요, 버지니아.
마을 입구에 있던 KG<엘리자베트>의 병사들이 마을로 향하는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어떤 병사들은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5식 전차를 점검하고 있고, 어떤 병사들은 앉아서 쉬고 있었고. 얼핏 보면 평소와 다름없이 보인다. 아까보다 좀 더 어두워져서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 장갑차 대열은 그들을 지나쳐 광장 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장갑차가 광장에 들어서자, 06호차에서 내린 네리아 중위가 수신호로 우리 중대를 광장 오른쪽으로 붙게 했다. 그녀의 유도에 따라 광장 한 구석에 차를 가져다 대고 주변을 살폈다. 방호전차 다섯 대가 광장 왼편에 세워져 있었는데, 탐조등을 그 위에 설치해서 광장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KG<엘리자베트>에 잠시 배속되었던 3중대원들이 소총을 든 채 아타만 군 포로들을 감시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타만 포로들을 둔 곁에는 네다섯 구의 장교 시신이 놓여 있다. 얼굴만 천으로 덮어놓은 상태라 복장만 봐도 장교인 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보다 좀 더 옆, 그러니까 마을의 주민 자치소 정도로 보이는 큰 건물 앞에는 천 조각... 천 조각. 아니, 체구가 작은 사람들. 브렌네르에서 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 하지만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
“...소대장님. 저건...”
“보고 있어. 페기.”
십여 명 정도일까? 소수의 마을 주민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전투에 휘말린 것일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흰 천으로 입을 감싼 아타만 병사들이 마을 사람들의 것으로 보이는 손수레에 뭔가를 싣고 지하로 이어지는 경사로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한 구, 두 구, 세 구, 네 구. 그리고 또다시 자신들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병사들. 그들과 교대하듯 다른 손수레를 맡은 한 조가 또 올라온다. 이번에는 다섯 구. 또 올라오고... 또 내려간다.
“...뭐야. 뭐야 저게.”
뒤쪽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알데인이 있었다.
“뭐냐고.”
알데인은 급히 우리 장갑차에서 내려 그쪽으로 뛰어갔다.
“소대장님. 저건...”
버지니아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알데인이 향한 곳으로 달렸다. 알데인은 바닥에 놓인 시신을 살피다가, 아까 아타만 병사들이 손수레를 끌고 나타난 길목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 멈춰 섰다. 그녀 옆으로 달려간 나도 공회당 지하로 이어지는 경사로를 바라보았다.
방호전차의 탐조등이 비추는 곳에는-

“저건...”
천 조각. 천 조각. 천 조각. 엉망진창으로 찢어져, 흥건한 피와 함께 요새진지 바닥에 널려 있던 천...아니, 살점들. 그 처참한 광경을 떠올라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이 빠졌다.
지하 창고에서 아타만 포로들이 실어 올라오는 시신들은, 절망을 담고 있었다. 눈을 부릅뜬 자, 얼굴을 찡그린 자, 눈물 자국이 말라붙어 얼굴이 엉망이 된 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엎드린 채 총을 맞은 자.......
학살에는 제한도, 규칙도 없었다. 여자, 아이, 노인. 가장 약하고 힘없는 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니, 그나마 단 한 가지 규칙은 있었다. 머리에 총알 한 발씩이라는 것.
도대체 왜? 내가 태어나서 본 중 가장 순박한 사람들인 아틀리아 호빗들이, 왜 저렇게 잔인하게 죽어야만 했던 걸까?
“흐어...아...!”
옆에서 신음 소리가 듣고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난 알데인을 쫓아서 여기 왔었다.
“알데인...”
“아아...이게 뭐야!”
그녀를 달래려고 다가가는데, 갑자기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이게 뭐야아...!!”
혼잣말을 하던 그녀가 시선을 돌린 곳은, 고개를 푹 숙이고 묵묵히 손수레를 끌고 가던 아타만 병사 쪽이었다. 알데인이 자신의 권총집을 더듬었다. 물론, 그녀의 권총은 지금 대대장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비어 있었다. 그녀의 손이 대검집으로 옮겨간다. 당연하지만, 역시 비어 있었다.
그녀는 기가 막힌 듯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더니, 이윽고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야 이 새끼들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내장을 토해내는 것 같은 처절한 목소리로 사자후를 토한 그녀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아타만 포로를 향해 몸을 날렸다. 아니, 날리려 했다.
“진정해요!!”
포로들을 감시하던 3중대원들이 놀라 다가오려다가, 내가 먼저 그녀를 붙잡자 멈춰 섰다. 알데인이 덤벼드는 것을 보고 몸을 움츠리던 아타만 군 병사는 곧 고개를 떨어뜨리면서 묵묵히 손수레를 끌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그 병사의 태도가, 그리고 그 병사가 끄는 손수레에 실린 눈을 부릅뜬 시신의 모습이 알데인을 더욱 자극했다.
“뭐야!! 뭐!! 뭐냐고!! 이게 도대체 뭐야아아아!! 이 미친 자식들아아!!”
“알데인. 그만해요.”
“시끄러!! 놔! 놔! 안 놔?!”
“알데인, 제발!”
“저 자식들 다 죽여서 찢어버릴 거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아아!!”
내가 손을 놓는 순간 알데인은 정말로 그렇게 할 것 같은 기세였다. 나라고 이런 참상을 보고 마음속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겠느냐만, 그렇다고 그녀를 내버려둘 수도 없다.
“놓으라고!! 막지 말고 놔!!”
알데인은 나를 떨쳐내지 못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내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그만해요, 알데인 소위!”
어느새 다가온 테레사 소위가 알데인에게 외쳤지만, 그녀는 듣지 않고 있었다. 시신 앞에서 벌어지는 실랑이를 본 다른 장교들도 불상사를 막기 위해 급히 우리 쪽으로 달려왔다.
“너도, 저놈들도 똑같아! 어쩌다 큰 나라에 태어난 게 벼슬인 거야?! 내 총, 어서 내 총이랑 칼 가져와!! 저 놈들 죽여서 찢어버리게!! 당신네가 뭔데 중립국인 남의 나라에 와서 멋대로 내 무장을 해제하는 건데?! 난 이 만행에 복수할 권리도 없어?! 권리조차 없는 거냐고!!”
“...알데인 소위. 당신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포로를 죽이는 건 국제법 위반...”
네리아 중위가 뭐라고 말을 하려고 했지만, 난 멈춰 달라고 손짓을 해서 그녀의 말을 막았다. 직속상관에게 실례되는 행동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지금 네리아 중위가 하려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서였다. 알데인이 포로의 처우에 관한 국제법을 몰라서 이렇게 흥분한 것이 아닌데 그런 말을 하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지 않은가?
네리아 중위가 놀란 표정으로 말을 멈춘 사이, 나는 가능한 한 차분한 목소리로 알데인에게 말했다.
“알데인. 난 지금 놓을 생각 없어요. 설령 대대장님이 총을 돌려주려고 한다고 해도 내가 막을 거예요.”
“너... 네가 그렇게 잘났어? 날 가르칠 만큼 잘나서 훈계하려 드는 거야? 지난번에도 배려한답시고 멋대로 나서서 그러더니, 이번에도 그러는 거야?!”
“아뇨.”
그럴 자격은 없다.
“아니면 뭔데? 미테란트가 관리하는 포로를 약해빠진 아틀리아 제복 공무원이 맘대로 죽여 버리는 게 곤란해서야?! 걱정 집어치워!!”
“당신은 떨어지면 안 되니까!”
그저 그것뿐이었다.

난 우리 군이 관리하는 포로에 대한 가혹행위를 방치하는 것이 국제법에 어긋나서, 혹은 우리 군의 위신에 대한 침해라서 그녀를 잡는 건가?
아니다. 나 자신에게 와 닿지 않는 이유로 그녀를 막고 싶지 않다.
아니면 인도주의 때문인가?
그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나 역시 저 아타만 포로들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바닥에 나뒹구는 저 시신들에게는 미래가 없다. 안타깝게도 그들에게는 땅에서 썩어가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남은 것이 없다. 다만 선량한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아타만 군 포로들에게는 미래가 있다. 죄를 심판받고, 인간으로서 끝없이 추락해가는 암울한 미래가 남아있다. 설사 그들이 미래에 스스로를 과거를 정당화하려 든다고 해도, 발바닥에 묻은 핏방울은 끝없이 그들의 족적에 스며들어 선명한 자국을 남길 것이다.
알데인은 그 둘과는 달랐다. 그녀는 사명감 넘치는 군인이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귀여운 아가씨이며, 내 생명의 은인이다.
그런 그녀에게는 저기 누운 시신들과 달리 아직 미래가 있다.
그런 그녀에게는 저기 추락해가는 아타만 포로들과 다른 미래가 아직 있다.
그러니 최소한 내 눈앞에서만이라도, 알데인이 손을 더럽히게 둘 수는 없다.

그게 내가 그녀를 붙잡고 있는 이유였다.

“떨어져? 하, 떨어진다고?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자기 나라 시민들이 저렇게 되는 걸 막지도 못했는데... 나는 이미 바닥인데...더 떨어질 곳이 어디 있다고 그러는 건데...?”
그렇게 말한 알데인의 눈에서 한층 더 굵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뭐라고 대답해 주고 싶었지만, 나도 모르겠다. 무슨 대답을 해야 하는 걸까. 뭐라고 말해도 지금의 알데인의 마음에 가 닿을 것 같지 않았다.
나라와 시민을 지킨다는 것이 그녀의 자부심이자 긍지이고 삶의 목표였다. 그것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이 참혹한 광경 앞에서, 단순한 말 몇 마디로 그녀의 참담한 심정을 달랠 방법이란 것이 있을까?
그녀의 팔을 붙잡을 수는 있어도, 그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방법은 지금의 내게는 없었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었다.
“대답해줘, 아인... 더 떨어질 곳이...어디 있냐고...”
“......”
그 숨이 막힐 것 같은 분위기를 급작스럽게 가라앉힌 것은 일리야 중령의 고함소리였다.
“거기 모여서 뭣들 하나?! 1중대, 3중대와 외곽 경계 교대하도록! 율리아! 1중대장에게 경계초소로 설정한 장소 알려줘라. 2중대장은 본부중대 차량 들어올 수 있게 교통정리 안하고 뭐하나? 3중대 3소대는 일단 거기서 하던 일 계속해라! 그리고 10분 뒤에 1, 2, 3중대장은 대대 지휘차량 앞으로 집합! 해 떨어졌다. 빨리빨리 움직여!”
예상도 하지 못했던 참상, 그리고 알데인의 절규 때문에 굳어 있던 광장의 공기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알데인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잠깐 망설이는 듯했지만, 상관의 명령이 떨어진 이상 움직여야 하는 만큼 모두들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력감에 빠져 있던 나 역시... 알데인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놔야만 했다. 그리고 알데인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 쪽으로 다가선 일리야 중령은, 나를 보고 뭔가 뜻이 담긴 눈짓을 하고는 알데인과 테레사 소위 쪽으로 향했다. 뭘 하는 것인가 했더니, 놀랍게도 그녀는 두 사람에게 권총과 대검을 돌려주고 있었다. 알데인은 일리야 중령 손에 들린 자신의 무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윽고 체념한 듯 그것들을 받아들었다.
일리야 중령은 두 사람이 권총과 대검을 각각의 집에 넣는 것을 확인하고서 말했다.
“테레사 소위는 우리 대대 Ib와 함께 시신이 올라오는 대로 확인해서, 이 마을에서 학살당한 인원과 그 사인에 대한 아틀리아 측 확인 문서를 작성해 줬으면 한다.”
“알겠습니다.”
테레사 소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 군단 사령부에서 오늘 밤 안에 공보반과 헌병대 소속 검시관을 파견하기로 되어 있다. 피곤하겠지만 아틀리아 쪽 인원 중 한 명 정도는 우리 검시관과 함께 움직여줬으면 한다. 확실히, 타티아나라고 했었지? 하사 한 명이 더 있던 것 같은데.”
“맞습니다.”
“그녀를 쓰면 되겠군. 그리고 공보반은 이 사건에 대한 사진 자료를 남기기로 되어 있는데, 그쪽에서 보고용으로 필요할 경우 추가로 현상해 나눠줄 수 있을 거다. 하지만 별도로 서면 신청을 해야 할 건데, 간략한 형식이라도 상관없으니 테레사 소위 자네 소속 부서명으로 요청서를 미리 작성해놓는 게 서로 편하겠지. 그리고...”
일리야 중령은 알데인에게도 명령을 내렸다.
“현재 줄리오 중위의 중대가 테모르필에 거의 다 온 듯하다. 마을 안에 말먹이를 저장해 둔 곳이 분명히 있을 터인데. 그걸 좀 찾아두길 바란다. 기마 순찰대가 도착하자마자 말을 먹일 수 있도록 말이지. ...할 수 있겠나?”
알데인은 잠깐 멍하게 일리야 중령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눈가를 스윽 닦아내고는 대답했다.
“할 수 있습니다.”
울음기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 이상한 목소리였지만, 그래도 약간은 힘이 느껴졌다. 일리야 중령은 살짝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내게 말했다.
“아인 소위. 알데인 소위를 도와 말먹이를 찾도록. 찾는 대로 소대원들 데리고 가서 말들 먹일 상을 차려놔라. 사람이 더 필요하면 즉각 알리고. 알겠나?”
“알겠습니다.”
“네리아에겐 내가 전달할 테니, 지금 즉시 움직이도록. 즉시!”
-툭-
“으앗...”
어깨를 치고 싶었겠지만, 키 차이가 나서인지 일리야 중령은 내 허리를 툭 치면서 재촉했다.
“아, 알겠습니다.”

알데인과 나는 한동안 말없이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알데인은 명령을 받아 움직이곤 있었지만 여전히 기운이 없어 보였다. 하긴 그런 광경을 보고 나서 금방 기운이 날 턱이 없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래서 한동안은 내가 앞장서서 이집 저집 기웃거리는 식이었지만, 도시에서만 살았던 나로서는 말먹이라고 하면 막연한 이미지 외에 떠오르는 것이 있을 턱이 없었다. 우리 소대원들 중 남부주 출신들이 많으니 - 당장 버지니아와 앤부터가 남부주에서 왔다 - 그녀들을 대동하고 있었다면 금방 찾았겠지만, 별 생각 없이 나와 알데인이 말먹이를 찾을 때까지 차량을 정비하며 기다려 달라고 하고 와버린 다음이었다.
“...아, 저건가?”
그러다가 마침내 건초를 쌓아둔 창고 같은 곳을 찾아낸 나는 급하게 들어가서 건초더미 하나를 손으로 끌어냈다.
“히힝-!”
“응?”
무슨 소리가 들려서 건물 안쪽에 손전등 불빛을 비춰 자세히 살펴보니, 말 몇 마리가 건물 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말...”
저 녀석들의 주인도 죽어서 아까의 시체더미 속에 누워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코끝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나려 했다. 팔뚝으로 눈가를 훔친 다음 다시 건초더미를 끌어당기고 있자니, 알데인이 힘없이 다가와 건초더미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알데인?”
알데인은 몇 초간 아무 소리도 않고 건초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가, 다시 얼굴을 들어 올리며 조용히 말했다.
“...잘 마른 건초네요. 하긴, 농민들이 지난해 가을부터 준비해둔 거니 당연하겠지만.”
“양이 충분한가요?”
“여기 있는 것만으론 안 돼요. 좀 더 찾아야죠. 그리고 건초만 먹이면 안 되고 콩이나 뭐 그런 곡식도 필요해요. 이 안에 어딘가 따로 보관해 둔 곳이 있을 건데...”
“어... 한 종류만 먹이면 안 되는 건가요?”
알데인은 한심하다는 듯이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작은 한숨을 쉬고선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건 사람더러 풀이나 고기 중 하나만 먹고 살라는 것과 비슷한 이야기에요.”
말이라면 그냥 풀만 먹고 사는 줄 알았더니, 큰 착각이었나 보다. 머리를 긁적거리는 날 두고 이곳저곳 살피던 알데인은, 곧 콩이 가득 든 통을 발견했는지 살짝 웃음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니 어쩐지, 일리야 중령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이것저것 일을 시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저 통들 꺼내는 것 좀 도와줘요.”
아니, 우리끼리만 할 필요는 없을 건데.
“잠시만. 소대원들을 부를게요.”
“됐어요!”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통에 놀라서 바라보니, 알데인은 얼굴을 붉히면서 다시 목소리를 낮췄다.
“미안해요. 하지만 이런 얼굴 여러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네요.”
“...네.”
그렇게 콩이 든 통들을 건물 밖으로 옮겨놓고 나니, 알데인은 건물 안의 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미안. 너희들 걸 가져가서.”
“......”
뭔가가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아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한편, 죽여서 처박아 두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타만 제국 포로들을 시켜서 뒤엉켜 죽은 채 사후경직이 풀리지 않은 테모르필 주민들의 시신을 꺼내는 데에는 그보다 더 시간이 걸렸다. 이미 300구가 넘는 시신이 마을 광장에 열을 지어 놓여 있었지만, 손수레는 계속 움직였다.
레미안은 바빠서 여전히 소대 일을 볼 수 없었다. 군단 헌병대에서 검시관이 오기 전까지, 우리 대대 소속을 포함해서 근처 부대의 의무중위들 몇 명이 모여 시신을 확인하고 필요한 사항을 기재해 두는 중이었다.
레미안을 뺀 소대원들을 불러 모아서 알데인과 함께 찾은 말먹이를 한데 모아두고 나니, 마침내 줄리오 중위가 마을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말들이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행군속도가 느려져서 그렇게 늦은 것이었다.
줄리오 중위에게도 미리 언질이 있었는지, 그는 마을 광장에 펼쳐진 참상을 보고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그저, 일리야 중령의 옆에 서서 시신들을 한참동안 말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부대원들이 마을 광장으로 직접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보아, 그들의 반응이 어땠을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남의 나라 사람인 유나 셀린느 중위도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학살을 자행한 아타만 군 장교들 몇 명을 쏴 죽인 판에 - 말먹이를 다 옮겨 놓고 나서야 들었다. 하넬 김 소위는 그걸 제지하다가 다쳤다고 하고 - 당사자들이야 오죽할까?
그러나 줄리오 중위는 알데인의 말대로 차분한 사람이라 그런지, 아타만 포로들을 찢어죽이겠다고 절규하는 대신 우리가 말먹이를 어디에 모아뒀는지를 먼저 물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자, 군단 사령부에서 출발했다던 검시관과 공보반원들이 자이로콥터를 타고 테모르필에 모습을 나타냈다. 헌병대 검시관의 경우, 주민들의 사인이야 두부 총상 내지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 정도로 대동소이할 터였지만, 의무중위들이 아닌 전문 법의학자의 ‘확인’이라는 절차 때문에 야밤에 급하게 불려온 것이었다.
그러나 공보반원들의 경우는 그런 행정적인 절차 때문이 아니라 보다 ‘능동적인’ 목적을 위해 불려온 것 같았다. 그녀들은 시신 하나하나를 확인해 사진을 찍었고, 학살의 현장 및 시신 유기 장소를 명확히 기록하기 위해 조명을 비췄다. 학살의 장본인으로서 광장 한구석에 아직까지도 잡혀 있는 아타만 포로들을 찍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현장을 처음 확인한 사람들의 증언을 기사에 쓸 양인지 KG<엘리자베트> 쪽으로 급하게 달려가는 사람도 있었고.
머릿속이 다시 차가워지면서, 공보반원들의 ‘능동적인’ 목적이 뭔지 감이 왔다. 이 사건은 1차적으로 우리 공화국 사람의 손에 의해 기록되고, 우리 공화국 사람들에 의해 공포될 것이며, 우리 공화국 사람들에 의해 이용될 것이었다. 국시를 어기고 시작한 전쟁에 최소한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에 말이다. 아타만 제국은 온 세상의 비난을 뒤집어쓰게 될 것이고, 가련한 희생자 아틀리아 자유국, 그리고 그들을 도와 학살자들을 몰아낸 우리 공화국은, 최소한 욕은 먹지 않을 수 있게 되겠지.
아틀리아 자유국 쪽 사람들은 공보반원들의 빠른 움직임을 일일이 쫓아갈 수 없었다. 기병중대원들은 기본적으로 전투부대 사람들이었고, 자신들도 지쳐 있는 상태에서 말들을 돌봐야만 했다.
테레사 소위 등은 행정병과 소속이긴 했지만, 수가 적었다. 하물며 이런 일을 조사하는 데에 전문성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그녀들이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테레사 소위 본인은 우리 쪽 검시관 및 의무중위들을, 타티아나 하사는 공보반원들을 각각 따라다니며 아틀리아 쪽 사본을 만드는 일을 하는 것만도 벅찼다. KG<엘리자베트> 쪽에 증언을 수집하러 간 공보반원 같은 경우에는 따라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그녀들이 우리가 주는 자료를 받아 올리면, 아마도 그게 아틀리아 자유국 중앙정부가 받게 되는 첫 자료가 될 것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아틀리아 측에서도 법의학자나 기자들, 정부 소속 조사단을 파견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전쟁 중에 그들이 도착하려면 한참 걸릴 것이 분명했다. 그때쯤이면 시신들은 땅 속에 파묻지 않으면 썩어버리겠지.

요는 그거다. 난 우리 공화국에 있어 ‘불리할 것 없는’ 이번 사건이 우리 쪽 인력들에 의해 공정하게 조사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나 셀린느 소위의 건은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정작 당사자이자 철저한 피해자인 아틀리아 사람들은 우리가 그 조사 결과를 ‘활용’한 다음에나 정확한 사실을 알고, 공표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우리가 그 ‘활용’을 아틀리아 자유국과의 협의 하에 진행한다고 해도, 그에 관련한 자료들은 다 우리 쪽에서 먼저 준비한 것들이다.
물론 이 학살에 책임이 있는 자는, 즉 아타만 제국군 쪽 사람은, 아틀리아 법정에서, 아틀리아 자유국의 법률에 의해 단죄를 받게 되겠지만... 결과가 같다고 해도 과정이 그래서야 찝찝한 점이 남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다. 특히 알데인 같은 사람들에겐 말이다.

세상이 다 그런 거지 하고 그냥 넘겨버리기에는 씁쓸한 이야기였다.

덧글

  • 마아가림 2015/07/12 04:19 # 답글

    음... 뭐라 드립을 칠 수 없는 편이네요,정치적으로 이용된 사건에대해 객관적으로 느끼는 칼이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한데
  • Artz알츠Mari마리 2015/07/12 22:52 #

    학살 현장을 보고 감정적이 되거나 생각이 많아지거나 하는 거니까요.

    당사자인 알데인은 눈이 뒤집히는 거고, 한 발자국 밖에서 보는 다른 나라 사람은 네리아처럼 '당신은 그래도 국제법을 지켜야...'라고 말하든지 칼처럼 감정이입해서 복잡한 심경을 품든지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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