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ISIL의 쇠퇴징후 Military





요 며칠 사이, ISIL의 주 보급로(시리아와 모술의 사이에 위치한 거점)인 47번 고속도로 상에 있는, Sinjar(싱카, 신자르)를 탈환하기 위하여 쿠르드 자치정부군이 7500여 명을 동원해, 미군의 항공지원 하에 진행한 공세가 성공했다고 한다.

ISIL은 야지디로 알려진 소수종파인들이 살던 이곳을 점령한 뒤 학살을 감행했고, 5만여 명의 사람들이 피난길에 올라야만 했었다.




이는 ISIL의 이라크 내 최대 거점인 모술과, 서쪽 시리아 사이의 중요한 연결로 중 한 곳을 끊었다고 볼 수 있는 전과다.(모술 서북쪽으로 향하는 다른 도로는 시리아 내 쿠르드 지배영역으로 향한다) 남부에서의 이라크 정부군과 PMF의 합동 공세가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으로 이라크-시리아에 걸친 ISIL의 지배영역 분단을 목표로 한 공격을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생긴다. 

그렇게 시리아-이라크 간 도로가 모두 반 ISIL 세력 쪽에 떨어진다면, 그동안 자금줄 역할을 했던 석유 판매는 물론이고, 일상적 인력과 물자의 이동조차도, 미군 공습에 시달리는 현재 이상으로 어려워질 것은 분명하다.

<Sinjar를 공격하는 쿠르드 자치정부군>

 *. 여기부터는 잡상 - 

 ISIL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담 후세인 시대에 주류였던 이라크 내 수니파의 복수심과 협력이 있었다고 한다. 즉, 그들 내에도 두 부류가 있는 것으로, ISIL이 '토착인'이 아닌 외국인 전사들에게 더 높은 급여를 보장하며 끌어모았던 것은, 수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극단주의자들이 세를 불려 조직 내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ISIL이 패배한다면, 이라크 내에서 40%나 되는 그 수니파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60%인, 게다가 명분과 지원을 손에 쥔 시아파들이 수니파들을 가만히 놔둘까? 

 그런 복수심은 외부에서 무력을 투입하지 않는 이상 막을 방법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줄을 잘못 선 것이 확실해진다면, 가장 극단적인 지하디스트나 갈 곳이 사라진 외국인 전사들이 아닌 이상, '세속적' 수니파들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깃발을 바꿔들고 이라크 정부군과 서방 측에 협상하자는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ISIL이 그동안 해온 짓이 있으므로, 그들이 참여하는 협상은 실상 불가능하겠지만, 내부에서 뒤집어 엎고 극단주의자들을 고립시키면 협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세속적 수니파(사담 시절의 군인이라든지) 세력이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리고 사실, 전후를 생각하면 그런 사람들이 생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ISIL은 역설적으로 사담이 사라진 뒤 취약해진 이라크 수니파를 짧은 동안이라도 지탱하고 있기도 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말이다.(참조 : http://sonnet.egloos.com/3877213)

 물론 신생 이라크 정부가 북쪽의 수니파들을 관대하게 용서하고, 민주적 정부를 구성하고 평화를 구가하자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신생 이라크 정부의 2대 주주 중 하나이자 최대 주주이기도 한 미국이 시아파의 복수심을 적절히 막아낼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있을 수 없다는 가정 하에서 더 생각해보자면, 너무 나간 것이긴 하지만 - 온갖 만행의 법적, 도덕적 책임은 ISIL의 핵심인 극단주의자들과 외국인 전사들에게 떠넘기고, 그들에게 좋든 싫든 협력했던 이라크 내 '세속적' 수니파들은 책임을 면제받고 이라크 내에서 적당한 수준의 권익을 인정받는 방향이 가장 얌전하고 사람도 덜 죽는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많은 찝찝함이 남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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